**[21세기 미국의 패권과 지정학 발간 후 10년]
피터 자이한의 예상과 현실은 어떻게 달라졌나?
관세 협상에서 드러난 일본 산업의 그늘과
미국의 베스트 파트너로 부상한 한국의 존재감**
미국 중심 세계, 자이한의 시선에서 10년 후를 보다
2014년 출간된 피터 자이한의 책 《21세기 미국의 패권과 지정학(The Accidental Superpower)》은 앞으로의 세계 질서를 예측한 대표적인 지정학서였다.
그는 “세계화의 종말 이후, 미국만이 생존 가능한 초강대국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의 논리는 단순하면서도 명료했다. 미국은 천연자원과 내륙 수로망, 그리고 대양이라는 ‘천혜의 지리’를 가진 덕분에 자급 체제가 가능한 나라이며,
결국 세계 질서의 붕괴 속에서도 ‘혼자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시스템’을 보유했다는 것이다.
10년이 지난 지금, 자이한의 주장은 놀라운 정도로 현실과 맞닿아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아래에서 미국은 여전히 전 세계 곳곳에서 영향력을 조정하고, 세계화를 되돌리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그렇다면 자이한이 예측한 ‘각자도생의 시대’ 속에서, 다른 주요 국가들은 어떤 위치에 서 있을까?
중국, 강해졌지만 여전히 불완전한 거대국
자이한은 중국을 인구 구조의 붕괴와 에너지·식량 수입 의존으로 인해 “지속 가능하지 않은 경제 체제”라고 분석했다.
그의 말처럼 출산율 붕괴, 부동산 위기, 국제무역 불안정은 여전히 중국의 Achilles Heel로 남아 있다.
하지만 현실의 중국은 단순히 위기에 머무르지 않았다.
AI,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드론 산업 등 기술 영역에서 미국의 독점을 위협하며, 여러 산업에서 리더십을 확보했다.
결국 중국은 자이한이 말한 “붕괴” 대신 “지속 가능한 불안정성” 속에서 버티고 있다.
즉, 그는 방향을 맞췄지만 속도는 과소평가했다.
일본, 20세기 산업을 지키기 위해 21세기를 저당 잡다
2025년의 미국–일본 관세 협정은 자이한의 세계관이 실질적으로 체현된 사례다.
일본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자동차 산업을 살리기 위해 모든 것을 내줬다.
자동차와 부품의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무려 5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고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50% 고율 관세는 고스란히 유지됐다.
결국 일본은 ‘자동차 한 산업을 위해 나머지 제조업 전반을 희생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반도체 생산력은 여전히 세계 점유율 9%에 머물고 있으며, AI 산업은 기술력보다 행정 중심의 지원에 그치고 있다.
“자동차 하나 살리려다 미래 전체를 잃었다”는 말이 일본 내부에서도 공공연히 회자된다.
한국, 통제 속 자율을 확보한 실질적 동맹
한국의 위치는 자이한의 원래 전망보다 훨씬 위로 올라와 있다.
그는 한때 한국을 “미국의 보호 없이는 버티기 어려운 국가”로 평가했지만,
지금의 한국은 기술·경제·안보를 결합한 복합 파트너로 자리 잡았다.
2021년 문재인 정부 시절 미사일 사거리 제한이 해제되며
한국은 자주적 군사 억제력을 확보했고, 2025년 현재는 핵추진 잠수함 협력까지 논의되는 단계에 이르렀다.
여기에 미 의회의 ‘주한미군 최소 병력 유지 법안’ 통과로,
한미 관계는 군사적 신뢰를 제도적으로 명문화하는 수준으로 상승했다.
경제 영역에서도 한국은 일본과 달리 ‘규모보다 질’을 선택했다.
대미 투자 총액은 일본보다 적지만, 반도체·배터리·AI 등 미래 산업을 중심으로 한
전략 공급망 동맹을 구축하며 ‘첨단 산업 파트너’로서의 존재감을 키웠다.
결론: 예측은 맞았다, 그러나 한국은 예외였다
10년 전 피터 자이한은 세계 질서의 해체와 미국의 복귀를 예언했다.
그는 대부분의 부분에서 옳았다 —
미국은 더욱 강해졌고, 중국은 불안정해졌으며, 일본은 산업 노쇠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자이한의 계산에서 하나 빗나간 나라가 있다면, 그것은 한국이다.
한국은 단순한 ‘동맹의 변두리’가 아니라,
미국이 세계 전략을 재구성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지역 축(軸)**으로 부상했다.
이제 동북아 질서 속에서 '베스트 파트너'라는 표현은 수사(修辭)가 아니다.
그것은 현실이 되었고, 필수의 언어가 되었다.
그리고 이 변화는 — 피터 자이한이 말한 "우연한 초강대국"의 시대 속에서 —
한국이 ‘의도된 전략국가’로 성장했음을 의미한다.
글: [regulator]
작성일: 2025년 10월
참고: 피터 자이한, 《21세기 미국의 패권과 지정학》(2014) / CSIS, Brookings, Reuters, TrendForce, KEIA 등 2025년 자료 기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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